캐릭터 전용 시나리오, 격하게 환영합니다
사도 시로코를 무찌른 이후의 이야기는 ‘검은 교단’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수수께끼의 교단은 놀랍게도 그림시커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덩달아 드러났지요. 이단의 흉흉한 음모를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는 레미디아 교단은 모험가에게 함께 맞서기를 요청하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배경을 깔고서 등장한 신규 특수던전 ‘추방자의 산맥’은 기존보다 더 막강한 탈리스만을 획득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우선 탈리스만은 상위권을 노리는 모험가가 반드시 마련해야 하는 아이템입니다.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스킬이 완전 딴판이 되는지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물건이지요. 업데이트 전까지는 ‘마계대전’ 던전이 탈리스만의 유일한 획득처였으나 이제 후발주자인 추방자의 산맥 던전에 바통을 넘겨준 셈입니다.
한편, 새롭게 추가된 탈리스만의 성능과 획득 방법에 여러 모험가의 관심이 지대한 상황인데요. 이와 더불어 주목해야 할 사항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여성 귀검사인 다크템플러만을 위한 시나리오죠(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지난 시로코 액트 퀘스트에서 마창사 직업군이 별도의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었던 점과 매우 흡사합니다.
http://df.nexon.com/df/cast/article/MDUyMjc
액션쾌감!!! 던전앤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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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nexon.com
그런데 어째서 다크템플러였을까요?
그 이유는 이번 액트 퀘스트에서 ‘죽음의 신 우시르’를 다뤄서입니다. 다크템플러는 우시르의 권능을 내려 받았다는 설정이 있으며, 실제로 고유 스킬도 이와 관련된 설명이 주를 이룹니다. 영혼을 흡수하거나 터뜨린다는 표현 자체가 죽음의 신이 할 법한 발상이니까요.
그렇다면 제목으로 쓴 것과 같이 이러한 ‘전용 시나리오’를 격하게 반기는 까닭은?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 등장하는 직업군은 외전 캐릭터 둘을 하나로 묶으면 15개입니다. 여기서 세부 직업으로 나누면 무려 61가지라 절대 적은 수라 할 수 없죠. 직업마다 개성이 확고한 스킬과 전략으로 다양한 연계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은 던파의 인기비결 중 하나입니다.
반면 직업별로 시나리오 전개에 하등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늘 함께 했습니다. 캐릭터 생성 시 자동 재생되는 영상을 보면 보통 다음과 같은 기대를 품기 마련이지요. ‘얘는 ~한 일을 겪었구나. 그러면 앞으로 마주할 이야기는 분명 ~한 일과 관계되었겠지?’
그러나 캐릭터를 육성하면 할수록 초기에 품었던 기대는 차츰 사라지고 맙니다. 아라드에 닥친 운명을 바로잡는다는 시나리오 전개가 흐름뿐만 아니라 텍스트마저 직업을 가리지 않고 천편일률 똑같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전직 및 각성 시나리오, 혹은 특정 NPC와 대화 시 대사가 변하는 일부 캐릭터의 사례가 있긴 하나, 연출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서 그렇게 두드러진 차이도 아닙니다.
즉, 직업이 달라도 시나리오와 던전 구조 등 상당수가 같은지라 식상하다는 기분을 떨쳐내기 어려워지죠. 사실 이는 던파 뿐만 아니라 국내외 수많은 온라인 RPG의 (제작상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만, 꾸준히 여러 커뮤니티에서 던파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 바 있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시로코 시나리오 중 마창사 전용 액트 퀘스트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습니다. 마창사는 ‘시로코의 아이들’이라는 부제를 달고 출시된 직업임에도 그동안 시로코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떠올리기 힘들었죠. 제국의 횡포에 의한 피해자로 부각되었을 뿐 사도의 힘이 정녕 있는지, 또 그것을 어떻게 누구를 통해서 전해 받은 건지는 지금껏 물음표였거든요.
https://www.youtube.com/watch?v=NTZ4KH3bExM
그러던 게 전용 퀘스트로 의문이 어느 정도 풀리면서 많은 모험가에게 호평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마창사 출시일을 고려하면 좀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야말로 시로코의 아이들이란 호칭에 걸맞은 연출을 보여주었으니까요.
그래서 다크템플러와 우시르의 관계를 다룬 이번 신규 시나리오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마다 고유의 설정을 살려 각자의 시나리오를 그려 나가겠다는 청신호인 덕분입니다. 특히 마창사의 경우처럼 직업군으로 묶어 일괄 처리하지 않고, 세부 직업으로 파고들어 하나씩 정립해나가겠다는 예상도 해볼 수 있습니다. 가령, 악마의 힘을 받았음에도 선을 추구하는 어벤저나 미스트리스의 이야기라든가, 조직의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행동대장으로서 활약하는 히트맨의 이야기를 별도로 플레이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죠.
물론 정말로 직업 고유의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앞으로 점점 업데이트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럼에도 모험가의 반응이 꽤 좋았다는 점을 포착한 이상, 개발진이 노를 산으로 젓지는 않을 겁니다. 던파가 액션쾌감도 모자라 드라마틱 롤플레잉이란 낭만 넘치는 타이틀까지 욕심을 내지 못하리란 법은 없잖아요?
확실한 점은 이제 향후 시나리오를 기다리면서 더 큰 기대를 해봐도 좋을 듯싶다는 겁니다. 추방자의 산맥의 뒷이야기는 과연 무엇일지…에서 그치지 않고, 전용 시나리오를 거머쥐는 직업은 또 누구일지 상상해보는 거죠. 캐릭터 고유의 설정을 시의적절하게 좔좔 풀어쓸 수 있는 직업이 아무래도 유력할 텐데, 어느 쪽으로 시나리오의 가닥이 잡히느냐에 따라 행방이 갈릴 듯합니다.
이상,
19기 던파캐스터 MAN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