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책

The Art of Marvel Future Fight (마블 퓨처파이트 아트북)

지구여행가 2016. 10. 3. 09:41

<마블 퓨처파이트>는 모바일 게임사로 급부상한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블(MARVEL)의 IP를 따와서 제작했기에 해외 시장에서도 수익 측면에서 괜찮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하나하나 이름 있는 영웅, 반영웅(anti-hero)을 직접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묘미인 이 게임은 얼마 전 아트북을 출시하여 화제를 모았다. 


넷마블이 자사 게임 아트북을 출간하는 건 사실 이번이 두 번째다. 매출 최상위권에 속하는 인기 RPG <세븐나이츠> 아트북도 작년 말 발간한 전적이 있다. 당시 <세븐나이츠> 아트북이 나올 때만 해도 사용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입소문이 돌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아트북 증쇄로 이어졌다. 초판이 다 나가기도 힘든 국내 출판업계에서 꽤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으므로 넷마블 측에선 새로운 아트북을 내는 데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리라. 비록 다른 게임이라 하더라도 아트북의 시장 가치를 이미 검증한 후였으니 충분히 먹힐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단순히 일러스트만 모아서 그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건 아니다. <세븐나이츠> 때도 그랬듯이 게임 내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쿠폰이 동봉되어 있다. 이를 두고 본말전도라고 여기는 시각도 다소 존재하지만, 이러한 점은 게임 아트북의 관행과도 같다. 쿠폰을 사고 아트북은 덤이라 생각하는 구매자도 많을 것이기에 가치 판단을 할 만한 문제는 아니리라 본다. 


다만 기왕 아트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세상에 나왔다면, 좀 더 아트북답게 내실을 다져야 함이 여러 모로 좋을 것이다. 그래야 나름 돈 주고 산 책이 제값을 한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며, 이것은 곧 기획사인 넷마블의 팬층을 더 두껍게 다지는 일과도 직결될 테니까. 여기까지 읽으신 방문객이라면 대충 짐작하셨을 텐데, 살짝 아쉽게도 이 글에서 리뷰할 책 자체는 기대치에 조금(…) 못 미친다. 어째서 그러한지 지금부터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표지는 두꺼우며 고급스러운 재질로 제작되었다. 표지만 놓고 본다면 소장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책의 전반적인 목차다. 캐릭터 소개가 페이지 과반수를 넘는다는 점에 주목할 것.





아트북의 해외 발간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서문은 특이하게도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이 병행되어 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아트북이라는 점으로 미루어 본다면, 흥미로운 부분이다.





캐릭터 소개 페이지 구성을 순서대로 한 장씩 찍었다. 

사실상 이미지 4번째에 해당하는 단일 캐릭터 소개 항목이 무려 150페이지나 된다. 

마블을 이끄는 다채로운 캐릭터를 아우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길 만하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일러스트와 소개말이라 재탕이라는 느낌을 지우기가 어렵다.

실제로 본 서적을 구입한 게이머 대부분이 이 점에 굉장히 실망했음을 인터넷 상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게임을 제대로 즐기지 않은 독자라면 그럭저럭 괜찮다고 넘길 부분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총망라해서 백과사전 같은 느낌을 받기도 쉽다.

그런데 <마블 퓨처파이트>를 플레이하지 않은 이가 이 책을 살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





캐릭터 외에도 배경 원화나 홍보 일러스트 등 아트북의 전형을 충실히 따른 구성을 보여준다. 

이 또한 대체로 게임 내에서 볼 수 있지만, 좀 더 크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고맙게 여길 만하다.





끝으로 쿠폰과 함께 지급되는 엽서 한 장.

쿠폰의 결과물은 랜덤이고 입력에 제한이 없어 대량 구매를 유도하기 쉬우나 엽서는 모두 동일하다는 차이가 있다.





종합해보자면 게임에서 간단히 확인하기 어려운 일러스트나 설정을 좀 더 녹이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