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본 글은 지난 글의 후속작임을 미리 밝힙니다. 이전 글을 읽으시면 내용을 이해하시기 더 순조로우므로 아무쪼록 둘러봐주시길 바랍니다.
사도는 모두 악(惡)하다. |
위와 같은 명제를 두고, 대다수 아라드인과 마계인은 동일하게 '아니오'라고 답할 것입니다. 두 세계를 통틀어 모두 피해를 끼쳤던 사도 디레지에나 사도 안톤과는 달리, 예외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아라드인과 마계인 모두에게 비교적 나쁘지 않은 사도라고 인정받는 인물이 하나 있으니, 이름하여―
강함을 추구하지만, 민폐는 일으키지 않는 '착한' 사도
'정복자'라는 칭호를 달고 있으나 실제로 마계의 제왕으로 군림한다든가 하는 야욕 따위는 없는 듯합니다. 그저 검투사이자 승부사로서 괜찮은 적수를 만나 베고 또 벨 뿐. 막강한 상대와의 싸움에서 승리했을 때 거머쥐는 쾌감이 무엇보다도 값진 모양인지, 심지어 그 무시무시한 사도 카인과 맞붙은 전적도 있습니다.
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카인을 쓰러뜨릴 수 없음을 깨달은 카시야스는 스스로 패배를 선언하며 물러납니다.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한 뒤부터는 자신을 더 갈고 닦기 위해 파격적인 방법을 택하죠. 바로 여러분도 잘 아시는 소환사와의 계약입니다.
카시야스 님, 나가신다!
센트럴파크의 수호자 케이트와 계약을 맺은 카시야스는 이후, 아라드의 소환사들에 의해 널리 보급(…)되기에 이릅니다. 소환사가 1차 각성 스킬을 발동하면 카시야스는 차원을 꿰뚫고 위풍당당한 뱃살풍채로 등장하죠. 대신 소환사의 스킬로 부름을 받은 카시야스는 본체보다 약한 '분신'과도 같아서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는 않습니다.
검 두 자루와 대나무통은 마치 무협지 속 무림 고수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 할지라도 현재로서 모험가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 이유는 카시야스의 가치관에 있는데, 우선 아라드든 마계든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인물은 아니라는 점이 돋보입니다. 어디에 소속된 것도 아니면서 그저 무예를 증진시킬 기회를 호시탐탐 노릴 뿐이죠. 또한 그가 검집에서 칼자루를 빼드는 상황은 딱 2가지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앞서 언급했듯이 강자와 마주쳤을 때.
예) 사도 카인
강자 중 한 명인 사도 오즈마에게 결투 신청하는 카시야스(를 타우킹 쿠루타가 가렸다)
둘째,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터전을 누군가 파괴하려 할 때.
예) '검은 악몽'으로 아라드를 위기에 빠뜨린 사도 루크
일단 모험가는 카시야스의 기준에서 '강자'에 버금가지는 않으므로 우리가 그와 작정하고 다툴 일은 없죠.
한편, 아라드에 수두룩할 강호와 모두 겨루는 그 날까지 카시야스는 자신의 전장이 쑥대밭으로 변하는 것을 결코 원치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은 사도 루크의 음모를 파악하고서 결과적으로 (잠깐이나마) 모험가의 아군이 되어준 에피소드를 어느 정도 뒷받침합니다. 이 때, 사도 힐더와 잠시 손을 잡긴 했어도 그녀의 흉흉한 간계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전혀 무관하다는 게 참 다행스럽네요.
이처럼 카시야스가 어떤 위인인지 고려해보면 분명한 결론이 나옵니다. 모험가와 이해관계가 일치할 경우는 다른 사도에 비해 매우 높다는 것을!
그러다 보니, 훗날 우리가 카시야스와 재회할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와 위치가 과연 어디일지 짐작이 가시나요? 정확한 시기는 저 역시 알 방법이 없으나, 썩 그럴싸한 곳 하나를 소개해드릴 수는 있답니다. 카시야스의 평소 이미지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장소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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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마계, 뉴욕에서 '성 패트릭 성당'이라고 하면 대개 5번가에 있는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St. Patrick's Cathedral)을 뜻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바로가기
미드타운 맨해튼의 5번가는 뉴욕 관광객의 필수 코스인 만큼,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 다들 한 번쯤 눈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는데요. 높이가 100m에 이르는 첨탑처럼 보기 드문 건축 양식 덕분에 연일 카메라 셔터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더구나 성당 맞은 편에 '전망대'로 유명한 록펠러 센터(Rockefeller center)까지 있어서 늦은 시간에도 사람이 꽤 바글바글합니다.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명물 중 하나인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보시다시피 빌딩 사이에 아무렇지 않게 비상한 존재감을 뿜뿜 뿜어대고 있어서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습니다. 1858년에 지어진 이래로 뉴요커에게 많은 사랑-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특별 미사가 진행되는 날마다 방문객으로 어김없이 북새통을 이룬다는 게 유력한 증거 -을 받아 왔기에 용케 철거되지 않고 도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셈이죠.
정문을 통과하면 곧바로 보이는 광경
일요일은 다소 제약이 따를 테지만, 매일 오전 6시 반에서 오후 8시 45분 사이에는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종교에 관계없이 경건한 마음으로 성당 내부를 한 바퀴 빙 둘러보면 마음이 금세 차분해지기 쉽답니다.
작은 컵에 담긴 양초 가격은 단돈 2달러
2층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의 울림은 명성이 매우 자자하다
옅은 회색 빛깔의 화강암으로 웅장하게 설계된 내부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신자들이 안식을 찾도록 이끌어주는 성물이 성당 군데군데 장식되어 있다
실제로 어떤 곳인지 직접 돌아보고 싶은 위해 촬영하긴 했으나… (저품질 영상 주의)
솔직히 위의 동영상보다 공식 홍보 영상 시청을 적극 권장
어떠셨나요, 여러분? 거룩한 기운을 물씬 풍기는 대성당에 카시야스가 있었다니 잘 믿기지 않지요?
물론 마계 설정에 의하면 성 패트릭 성당은 과거의 흔적만 남아있다고 하므로 오늘날 뉴욕의 그것과는 사뭇 모습이 다를 것입니다. 모진 풍파에 닳고 닳은 성모상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곳일지도 모르지요. 생각해 보니, 그건 제법 카시야스랑 걸맞은 소품인 듯도 합니다. 세월의 흔적에 마모된 서구의 문물과 고배를 마시며 복수의 칼날을 가는 동양풍의 검사, 꽤 괜찮은 조합이라 느끼는 건 저뿐만이 아닐 거 같거든요.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한때 그의 집이었던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이 마계 지도 어딘가에 등장해야 할 테죠. 머지않아 마계 어딘가에서 다시 만날 카시야스와 함께 새로운 탐험 장소로 나타나주었으면 합니다. 그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보는 건 어떨까요?
다음 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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