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트는 <던파로ON에서 아라드의 미래를 보다 ②>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1부는 행사 이전 미리 접수했던 물음을 엮어 답변을 했던 반면, 2부는 이날 막 나온 따끈따끈한 질문이 수를 놓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음만 먹는다면 "강 디렉터 님이 좋아하는 걸그룹은 누구인가요?"와 같은 엉뚱한 질문도 투척(?)할 수 있었죠. 그렇지만 피로도가 돈이요, 시간이 금임에 유념하는 우리 모험가들이 이렇듯 허투루 소중한 기회를 소진할 일은 없을 터.
실제로 2부 또한 1부 못지 않게 대부분 날카로운 질문이 줄을 이었는데요. 분명 답변하는 입장에서는 속으로 진땀을 빼지 않았을까 합니다. 때때로 유쾌한 물음이 없었더라면 부담이 점차 가중되었을지도 모를 상황이었죠.
자― 백문이 불여일견이기에 당시 분위기 묘사는 일단 여기까지만 하고, 생생한 현장 스케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에서 과연 참석자들은 어떤 즉석 질문으로 개발자 여러분들께 애증(!)어린 맹공을 펼쳤을까요?
강정호 디렉터: 온라인 게임 수명상, 중요한 문제입니다. 신규 유저가 시작하기 쉬운 게임이 (던파의) 올바른 방향성이라 생각합니다. 파밍 기간 개선 등 신규/복귀 유저를 위한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박정완 개발자: 결투장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답변드릴 수 있을 텐데요. 내부적으로 결투장 유저들이 어떻게 이탈하는지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패턴으로 이탈하고 있음을 확인했었는데 입장하자마자 3연패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50%, 6연패부터 9연패에서 퇴장하는 분이 90% 정도였어요. 그간 결투장을 즐겨오던 유저 입장에서도 (그렇거니와) 12년 묵은 결투장으로서는 새로운 유저에게 재미를 주는 게 어려울 수 있겠다고 보았습니다.
결투장의 방향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데요. 숙련자들이 점점 실력이 늘어서 진입장벽이 생기는 가운데 변종 콤보를 쉽게 만든다거나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등 초보 유저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신경 쓰고자 합니다.
강정호 디렉터: 단순히 보상만을 위하여 (현시점과) 맞지도 않는 던전을 억지로 끌어쓰기보다 현재 상황과 스토리에 맞았을 경우 과거 던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강정호 디렉터: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일정 비율로 천공 조각을 계정귀속으로 바꿔주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개선책을 공개할 생각입니다.
박정완 개발자: 크로니클이나 85제 시절 에픽 아이템을 예로 들 수 있을 겁니다. 크로니클의 경우 커스터마이징 장비로 채택되면 최종 장비가 나왔을 시 갈아끼워야 하는 문제가 있으므로, 개발자 내부에서도 파밍 재미를 높이기 위해 좀 더 방안을 다양화하여 개선책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박정완 개발자: 기존 렐릭 시스템은 TP를 변환하는 방식이었지만 (유저 입장에서 다루기가) 너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 점을 인식하여 스킬 커스터마이징은 장비에 묶이지 않도록 설정하여 자유도를 높이는 쪽으로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정준 해설위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해진 답 없이 육성할 수 있어서 유저들 기대가 클 것 같네요.
정준 해설위원: 개발자 분들이 최종 콘텐츠를 얼마나 즐기시는지 저 역시 궁금합니다.
박정완 개발자: 저희 팀 같은 경우에는 회식 일정을 잡으려 했더니 모두 ‘금요일’이었어요. 월, 화, 수는 레이드고 목요일은 패치날이니까 못 하고, 보통 금요일에 회식을 잡으면 매너가 없다고 하는데 저희 팀은 정반대거든요. 저는 라이트해서 보통 (프레이-이시스 레이드를) 4~5개 정도 돌리는데 팀 내에서는 400클한 사람이 있는 정도니까요.
강정호 디렉터: 월요일 점심시간 같은 경우는 거의 레이드를 돌고 있습니다. 이게 (사내의) 일반적인 분위기입니다.
가장 호응이 높았던 질문답게 답변 역시 호쾌하고 시원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여기서 개발자 또한 아라드의 모험가 중 한 사람임을 새삼 되새길 수 있었죠. 던파의 인기 마스코트(!)인 쑤남 님도 행사장에서 무언가 일을 하고 계셨는데 이 질문을 보고 속으로 뜨끔하지 않으셨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보기도 했답니다.
강정호 디렉터: 다시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던파 OST에 대해) 팬 여러분이 많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OST 앨범 재출시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겠습니다.
강정호 디렉터: 과거에 획득했던 장비를 리셋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게 하겠습니다. 던파를 개발하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즐기는 유저의 입장에서, 고생해가며 마련한 장비를 만렙되자마자 폐기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파밍한 장비를 멋지게 효율적으로 이관할 수 있는 방안을, 모험가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준 해설위원: 개발자 분들도 11연공 돌리면서 마련한 장비가 리셋되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강정호 디렉터: 회사에서 11연공을 돌리는 건 아니고 개인 시간을 활용해서 돌리는 겁니다. (웃음)
매우 상당히 의미심장한 질의응답이었는데요. 이웃나라 중국의 아라드 세계에서는 이미 90레벨 에픽 장비를 고스란히 95레벨 장비로 업그레이드하는 기능을 제공한 바 있었죠. 이와 비슷하게 갈지, 아니면 원조 아라드만의 새로운 시스템으로 장비 이관을 기획할 것인지 현재로서는 불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디렉터께서 공식 행사장에서 천명한 이상, 향후 어떤 형태로든 업데이트될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대비를 해두는 게 어떨까 합니다.
함대현 개발자: 다수의 캐릭터를 활용하기 위하여 태그 시스템을 반영했었는데요. 특히 버퍼 캐릭터의 버프력을 정작 유저 본인이 체험할 수 없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이드 시스템 같은 경우는 싱글? 4인?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아직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내부적으로 테스트해보면서 개선책을 마련해가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정준 해설위원: 질문이라기보다 자기 PR이니까 어떤 분이 면접을 보시겠습니까?
강정호 디렉터: 당연히 여기 오신 분들은 던파를 좋아하실 테니까 본인의 역량을 잘 보여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많은 지원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준 해설위원: 던파를 열심히 하는 게 플러스 점수가 되지 않을까요?
강정호 디렉터: 당연히 그렇습니다.
박정완 개발자: 던파를 모르는 분보다 이해력이 좋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우위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함대현 개발자: 레이드뿐만 아니라 (모험가 분들이) 각자 하고 싶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목표이긴 합니다. 다만 레이드는 스펙업 체감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므로 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그럼에도 인물들 호감도 스토리나 무기 형상 시스템 반영 등 다양한 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좀 더 풍성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겠습니다.
강정호 디렉터: 던파에는 다양한 시스템이 있으며, 이를 조금만 소홀히 관리하면 현 흐름에 맞지 않는 콘텐츠가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상이 현시점에 맞도록 새롭게 개선하는 업데이트를 준비 중입니다.
박정완 개발자: 레이드 외에도 다캐릭을 키우면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찾는 분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정완 개발자: 안톤 레이드 때 무한 홀딩이 가능하여 밸런스 문제가 있었지요. 루크 레이드 때는 광폭화 시스템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 바 있으나, 모험가의 불만을 키우기도 했었습니다. 프레이-이시스 때에는 홀딩한다고 전멸하는 일은 없지만, 홀딩 시간에 제약을 걸어 밸런스를 조절한 바 있습니다.
함대현 개발자: 최상위 몬스터 패턴에 따라 캐릭터 성능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강하지요. 홀딩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의 성능이 각각의 몬스터에 (카운터로) 작용하여 고루고루 활용되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강정호 디렉터: 개발 측면에서 어려운 일은 아니라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정완 개발자: 단순 표기로는 부족할 거라 생각합니다. 파티 신청 시에는 버퍼로 들어왔다가 스위칭하여 배틀로 바꾸면 문제가 되니까 파티 가입 이후에는 스위칭이 불가하도록 하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도록 하겠습니다.
단박에 회장 일대가 웃음바다로 초토화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긴가민가했던 프레이 상황판의 유래가 이날 공식적으로 밝혀진 셈이었는데요. 그렇다면 개발진은 제주도에 뿌리 깊은 한이 맺히기라도 했던 것일까요?
정준 해설위원: 제주도인데, 제주도를 벗어나고 싶은 개발자의 원한이 느껴지는데요. 육지 주변을 빙빙 돌면서 탈출하고 싶은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요?
김철순 개발자: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엄.근.진)
박정완 개발자: 제주도의 실제 지명을 활용하면서 어디어디로 가달라고 개발자들끼리 이야기하는 일화가 있긴 했었지요.
강정호 디렉터: 무기형상도 이러한 예로 볼 수 있습니다. 외적인 코디만을 제공하는 파밍 던전도 충분히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추구 방향이 오로지 ‘강화’나 '스펙업'만 있는 것은 삭막하다고 느끼므로 다양성을 존중하여 각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얻을 수 있도록 개선책을 마련해나가겠습니다.
정준 해설위원: 맥댐도 중요하지만 맥댐 시 뜨는 폰트가 더 중요하다고 느끼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성능 외에도 다양한 면을 고민하고 있다는 거군요.
강정호 디렉터: 1부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역시) 너무 적은 물량이 소수에게 묶여 있는 문제에 속하므로 아바타 재판매 역시 충분히 고려 중입니다. 현재, 내부에서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함대현 개발자: (레이드는) 패턴이 어려우므로 가이드를 통해서 난이도에 적응하도록 했던 건데요. 가이드로 패턴 숙지가 끝났음에도 파티 플레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므로, 싱글 콘텐츠로 개편하여 태그 시스템 등 다양한 방안을 활용하여 해결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강정호 디렉터: 유저가 스스로 만들었다기보다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이런 부정적 인식을 덧붙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깨기 위해서는 던파가 정말 괜찮은, 할 만한 게임으로 나아가야 할 겁니다. 좀 더 완성도 높은 게임이 되어 모험가 분들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불명예스러운 정공겜 인식 타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 디렉터의 다짐을 끝으로, 이렇게 2부도 막을 내렸습니다.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34분. 행사 종료 시간인 오후 7시까지는 약간 남았지만, 다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를 기약하는 시점임을 직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디렉터를 제외한 다른 개발자 분들은 무대에서 퇴장한 까닭에 이후에 남은 건 마무리 멘트가 아닐까 했던 것이죠.
아니나 다를까.
이하의 내용이 담긴 맺음말을 끝으로 던파로ON 행사는 공식적으로 끝이 났습니다.
강정호 디렉터: 오늘 질의응답 시간에 대해 모든 분께서 만족하지는 않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므로 많은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중략)… 이 자리에 오셔서 저희에게 많은 질문을 주신 모험가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며, 이러한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서 앞으로 열심히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독자 여러분, 어떠셨나요? 한 시간 반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꽤 가짓수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던 행사였음을 알 수 있지요?
이제 와서 말씀드리건대 최대한 답변자의 발언을 주워담으려고 키보드에서 손을 놓치 못했던 터라, 정작 질문 하나 남기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의미가 깊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본 행사를 통해 아라드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내다볼 수 있어서일 겁니다.
단순히 향후 어떤 업데이트가 있을 거라는 객관적 사실을 미리 아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의미가 있겠지요. 이에 더하여 그러한 이야기를 전하는 이의 빛나는 눈동자,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 등 확실히 힘들테지만 즐겁게 개발에 임하고 있다는 증거가 여기저기 포착된 점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지만, 레이드 연공이나 프레이 레이드 상황판의 비화를 이야기할 적에는 서로에게 스스럼없는 모습이기도 했으니까요. 이것이야말로 (던파 페스티벌에 비하면) 소규모 오프라인 행사의 묘미가 아닐까 합니다.
차후에도 모험가의 궁금증을 오늘처럼 속 시원히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희망하며, 탐방기를 이만 마칩니다. 그때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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