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넷째 주 토요일. 그러니까 바로 오늘이지요.
아라드인이라면 레이드 도전으로 한창 바쁠 무렵, 그들 중 일부는 잠시 딴 길로 샌 바 있었습니다. 대다수 모험가의 필수 과제인 레이드 클리어를 잠깐 뒤로 하고서 이들이 시간을 따로 낸 까닭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소수 정예 모험가만이 거머쥘 수 있었던 만남의 자리였었기에 '던파로ON' 행사는 초반부터 관심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궁금한 점에 대해 디렉터의 입으로 답변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아무래도 흔치 않은 일이니까요. 수동적인 매크로 답변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거쳐 모험가를 향해 풀어내는 이야기는 진심이 담길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행사장을 찾은 모험가와 1:1로 눈을 맞추며 말하는 상황이니 더더욱 그렇겠지요.
이를 직접 듣고 싶은 모험가가 한둘이 아닐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초청자 발표가 떴을 적에 당첨되지 못한 사실에 매우 아쉬워하는 분들도 많았던 행사였습니다.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커뮤니티에서 이러한 안타까움이 녹아든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죠.
따라서 이 글의 목적은 금세 가닥이 잡힐 수밖에 없었는데요. 미처 행사장에 올 수 없었던 수많은 모험가의 궁금증과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지요. 최대한 실제 있었던 일에 가깝게 기록으로 남기고자 노력했으니 이 점 어여삐 봐주시면 대단히 고맙겠습니다. 이 글만 읽어도 던파로ON 행사에 다녀간 것과 같은 기분을 느끼실 수 있도록, 차근차근 썰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이벤트 장소는 신논현역 부근에 있는 넥슨아레나였습니다. 던파의 각종 오프라인 이벤트 개최 장소로서 예전부터 유명한 곳이므로 몇몇 모험가께서는 벌써 수차례 발도장을 찍었을지도 모를 곳이지요. 저는 이번에 처음 방문했던 터라 강남 한복판에 게이머의 이벤트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답니다.
던파로ON의 공식 진행 시간은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가량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오후 4시를 조금 지난 시각에도 먼저 와서 자리를 지키고 계신 모험가 분들이 계셨답니다.
캐릭터 선택창이나 실버크라운 배경음악 등 누구에게나 친숙한 던파 OST가 연이어 깔리면서 행사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는 가운데,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깜짝 미션이 스크린에 등장했습니다. 행사 참여 지원 시에 작성한 물음 말고도 새롭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주어진 셈이었죠.
이처럼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QR코드를 제공하여 모험가로 하여금 개발자에게 추가 질문을 더 할 수 있도록 유도한 바 있었습니다. 대신 한 번에 질문 1개만 올리도록 이 날의 사회자였던 정준 해설위원께서 부탁하기도 하셨답니다. 아무래도 한 번에 질문 여러 개를 올리면 행사 운영 측에서 집계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지요.
아마 이번 행사에서 구두(口頭)로 직접 질의응답을 주고 받을 거라 예상했던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생각이 정리된 글이 말보다 보통 전달력이 높으며, 행사 진행도 더 매끄러운 측면이 있는 덕분에 구두 질문 방식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던파 뿐만 아니라 타 게임 간담회에서도 흔히 온라인으로 미리 질문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곤 하거든요. 구두 질문을 허용했을 시, 혼자서 질문 여러 개를 한다거나 감정이 격해진다거나 하는 사례를 가끔 마주치곤 했는데 그 점에서는 조금 안심했답니다. 물론 이 날 오신 모험가 분들께서 그런 실례를 범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행사 진행은 매우 부드럽게 흘러갔습니다 :)
한편, 오늘 이벤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그것!
바로 맛있는 간식도 대거 포진되어 있어서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어쩜 그리 달콤하고 맛난 녀석들만 모아둔 것인지, 어느덧 카메라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두고 있었으니…
따로 간식 코너를 마련하여 모험가가 혹여나 배고프지 않도록 배려한 마음씨에 감동했습니다. 디렉터와의 치열한 질의응답을 앞두고, 굶주린 상태로는 제대로 싸울(?) 수 없으니 배를 든든히 채우는 일은 무척 중요했죠.
이윽고 5시가 되자, 사회자께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짤막한 영상 하나를 보여줬습니다. 설마 하반기 업데이트 영상?!
다소 김이 새긴 했으나 안전 수칙 및 예절 사항 숙지를 건너뛸 수는 없는 노릇. 내용을 머릿속에 새긴 후, 사회자의 다음 발언을 숨죽이고 기다렸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 드디어 무대로 나올 차례였으니까요.
그러나 예상이 빗나가고 영상이 또 하나 나왔습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아라드를 탐험한 이들로서 결코 잊지 못할 사건들이 하나씩 꼬리를 물며 스크린에 나타난 거였죠.
새 디렉터 취임 이후 던파 개발진이 달려온 길을 간단히 되새기는 사이, 무대 위에는 못 보던 의자 5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자와 현 디렉터 외에도 세 사람이나 더 토크 쇼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던 순간―
모습을 드러낸 오늘의 주인공을 대단한 환호로 맞이한 모험가 분들은 아마도 몹시 기대하고 있었을 테지요. 자신의 궁금증을 부디 속 시원하게 해소해주기를 바라고 또 바라며, 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로 무대를 올려다봤을 듯싶습니다.
과연 모험가의 수많은 의문은 말끔히 사라졌을까요?
판단은 여러분의 몫으로 두고자, 처음부터 끝까지 본 행사를 지켜본 이로서 이 날 오갔던 대화를 객관적으로 나열했습니다. 다음 포스트에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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