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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던파

9월 신규 이벤트 후기

by 지구여행가 2021. 9. 26.

9월 중순을 맞아, 이벤트의 배턴 패스(baton pass)가 이어진 바 있죠. 여름 성수기 및 16주년 기념으로 펼쳐진 다양한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새로 찾아온 4종의 이벤트!

 

늘 이벤트가 끊이지 않는 게 장점인 던파

 

 

각각의 이벤트를 저마다 즐기면서 이래저래 다양한 생각이 들더랍니다. 조금만 다듬으면 더욱 좋은 평을 들을 부분도 있었고, 전보다 훨신 나아진 부분도 눈에 들어왔지요. 

 

이번 신규 이벤트 4종 중에서 곱씹을 만했던 것은 딱 두 종류! <단진과 함께하는 아라드 유랑기><성자의 길>이었습니다. 

 

※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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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유물 조사단 모집!>은 대체로 무난해서 특별히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한편, <다프네의 엠블렘 Week>는 사실상 이벤트라기보다, 경매장 시세 동향에 운영진이 적절히 시장 개입한 쪽에 가까워서 논외로 하겠습니다.

 

 

 

■ 칭찬받아 마땅하다!

<단진과 함께하는 아라드 유랑기>에서는 NPC '단진'의 성격을 잘 살린 특별한 항아리 상점이 있습니다. 꾸준히 모험을 해낼 때마다 '단진의 황금 주화'를 얻을 수 있고, 이건 항아리를 개봉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동안 단진이라는 캐릭터에 그리 호감이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던파의 메인 시나리오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사행성(?)을 부추기는 '항아리 도박'의 창시자라서 썩 달갑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이번 이벤트 만큼은 단진, 그리고 그의 패밀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항아리 도박의 '무작위' 복불복을 살리면서, 안전장치인 소위 '천장'을 마련해 두었으니까요! 한 번 획득한 아이템은 재차 얻을 수 없도록 처리하였기에, 무조건 많이 시도할수록 유리합니다.

 

마구 부수다 보면 언젠가 얻는다

 

기존의 에픽 장비 파밍이나 '봉인된 자물쇠'만 떠올려도, 랜덤 획득 방식 자체에 가망이 안 보여 답을 못 구하곤 했습니다. 하도 많이 데였다 보니, 지나치게 확률에 기댄 이벤트나 시스템은 이용을 꺼리게 되었죠.

 

이벤트 기획자도 이 점을 아셨던 모양인지, 꽝을 또 뽑는 불상사를 원천 차단해주었습니다. 똑같이 시간을 들였는데 누구는 얻고, 누구는 못 얻는 형평성 문제가 예전부터 쭉 다방면에서 거론되왔던지라 이러한 접근이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천장 따위 없는 '아린의 항아리' 같은 것들만 숱하게 봐야 했다면, 이벤트 참여 자체를 때려칠까 고민했을 테니까요.

 

소소하게 뽑기를 즐김과 동시에, 준비한 보상을 어떤 모험가든 다 타갈 수 있다니! 

앞으로도 이처럼 든든한 안전장치가 보장된 이벤트를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네요.

 

 

 

 

■ 살짝 아쉽다!

<성자의 길>은 바로 직전에 개최된 <블레이드의 길>과 매우 흡사합니다. 지정된 던전을 클리어하여 모은 포인트로 원하는 아이템을 차례차례 획득하여, 골인 지점까지 나아가는 방식이죠. 

 

당시 신규 캐릭터였던 블레이드에게는 <블레이드의 길>에 놓인 아이템 전부 매력적이었을 겁니다. 갓 출시되어 무엇 하나 가진 것 없이, 맨땅에서 올라와야만 했으므로 뭐든 유용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반면, <성자의 길> 이벤트 대상은 기존의 익숙한 버퍼입니다. '신화 변환의 증표'처럼 진귀한 아이템이야 물론 대환영입니다만, 꼭 그렇지 않은 보상도 껴있을 수 있다는 뜻이죠.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물건이 길을 딱 가로막았다면, 이벤트 참여 의지가 조금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저번 주에 이어 이번 주도 도전!

 

 

예를 들면 '100% +5 장비 재련권(버퍼 전용)'이 그렇습니다. 이미 +8 재련을 끝낸 캐릭터에게는 무용지물이죠. '성자의 길 대여 장비 무제한 변경권'도 에픽 파밍을 어느 정도 끝낸 모험가에게 그리 값어치가 있을까 싶습니다.

 

즉, 기존 캐릭터인 버퍼를 얼마나 육성했느냐에 따라서 보상의 효용이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습니다. 길을 선택할 수 있으니, 잘 피해가면 되지 않을까 싶었으나 그러기도 어렵습니다. 출발점부터 종점까지 쭉 봤을 때, 재련이나 에픽 파밍을 일단락 지었다면 애매한 물건이 어디든 껴있더군요.

 

그래서 이벤트 포맷을 그대로 두되, 두 가지 개선안을 제안합니다. 

 

① 코스를 여러 갈래로 만드는 대신, 상급자/중급자/초보자 코스를 명확히 구분할 것. 

→ 이미 투자를 상당히 해둔 모험가와 막 육성을 시작한 모험가는 요긴하게 쓸 아이템이 서로 다릅니다. 이들을 무작정 같은 길로 걷게 하는 것보다, 각각의 선호도에 부합하는 쪽으로 나아가게끔 더욱 구분 짓는 게 어떨까 합니다. 가령, '100% 장비 재련권'은 초보자 코스에 배치하고 이에 대응하는 길에는 '칼레이도 박스 5개 상자'를 상급자 코스에 놓는 식입니다. 

 

 

② 코스는 기존과 동일하나 대신, 선택 상자를 활용하여 보상을 스스로 고르게 할 것. 

→ 코스를 유형별로 세세하게 나누자는 1안과는 살짝 다른 접근입니다. 모든 코스에 '선택 상자'를 놓고, 도착한 모험가 스스로 원하는 물건을 고르도록 합니다. 100% 장비 재련권이 불필요한 경우를 대비하여, 다른 아이템을 함께 넣어둡니다. 이때, 한 상자에 묶인 아이템의 가치가 반드시 서로 동일할 필요는 없으며 '꿩 대신 닭'과 같은 상황도 괜찮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