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어 아바타는 캐릭터를 강하게 육성하는 수단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레어 아바타를 얻는 일반적인 방법은 ‘바인드 큐브’를 쓰는 것인데요. 동일한 부위의 상급 아바타 2벌을 재료로 활용하여, 15%~16% 확률로 (클론)레어 아바타를 획득할 수 있죠.
즉, 확률형 아이템의 일종으로서 도박 성격이 짙은 물건입니다. 운 좋게 레어 아바타가 뜨면 좋겠지만, 대부분 실패하기 마련이죠. 15%가량의 성공 가능성이 결코 큰 편은 아니어서입니다.
그러다 보니, 몇 번 데어본 모험가라면 자연스럽게 꺼리는 아이템이 되곤 합니다. 어차피 결과는 꽝일 게 뻔해서, 받자마자 창고에 보관하는 모험가가 저뿐만은 아니겠지요. 그동안 하도 안 쓰고 모아둔 게 많다 보니, 지난번 <신의 계시> 패키지의 ‘스페셜 바인드 큐브’로 넉넉하게 바꿀까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곧 생각을 접었습니다. ‘스페셜’이라는 단어를 붙여봤자, 늘 실패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일은 모험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제물이랍시고 바친 재화의 절반이 사라지니 무작정 덤벼들기 힘든 노릇입니다. 지금이라도 사용처를 확장하면, 바인드 큐브는 얼마든지 세라샵의 히트 상품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
■ 만약 이랬더라면…
오늘날 바인드 큐브의 주된 용도는 레어 아바타를 뽑는 데에 있습니다. 상급 아바타 2벌을 합성하여 원하는 상급 아바타 1벌과 바꿀 수도 있습니다만, 이 기능을 써먹는 모험가는 드물 겁니다. 조합 결과물로 획득 가능한 상급 아바타는 세라샵에서 상시 판매하는 물건인 탓입니다.
만약 바인드 큐브로 레어 아바타라는 목표 외에, 희망하는 단종 상급 아바타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난 패키지 구성품이었던 한정 상급 아바타를 바인드 큐브로 늘 만나볼 수 있다면요? 심지어 특수한 이벤트로만 입수할 수 있었던 상급 아바타도 바인드 큐브를 통해 다시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단언컨대 바인드 큐브 대란이 펼쳐짐과 동시에, 경매장과 아바타마켓의 매물이 동날 것임은 틀림없습니다. 세라샵 매출과 아바타의 가치뿐만 아니라, 모험가의 룩덕 욕구 해결률(?)도 일제히 상승하겠죠. 이때 어떤 경우든 무작위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아바타를 콕 집어 가져 와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른바, 윈윈(win-win) 전략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 언제까지 희박한 확률만 고집할 텐가
사실 입수 시기가 한참 지난 아바타를 구하는 방법은 세라샵에 이미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신비한 재봉틀’이죠. 2018년 4월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2019년 7월, 그리고 올해 5월 한정 판매된 바 있습니다. 기존 아바타를 특수 재료인 ‘풍성한 실타래’로 변환하여, 희귀 아바타 뽑기에 도전하는 방식입니다.
신비한 재봉틀은 바인드 큐브처럼, 역시 꽝이 존재하는 복불복 상품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리운 아바타를 다시 거머쥘 가능성이 생긴다는 점에서 극히 환영할 만한 아이템이지만, 아쉽게도 실패한 모험가가 만회할 기회를 제공해주지는 않죠. 소위 ‘천장’이라는 안전장치가 부재한 단점은 바인드 큐브와 마찬가지입니다.
2021년 한국 게임계의 대표적인 화두는 아마도 확률형 아이템, 가챠(ガチャ) 시스템을 향한 플레이어의 분노일 것입니다. 오죽하면 유명 게임사의 본사 건물로 트럭 시위까지 했을 정도로 유저의 원망은 극에 달해 있었죠.
그동안 게임계가 너무 안이하게 비즈니스 모델로 확률형 아이템을 채용해온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정작 가챠 시스템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헤아려봤는지 되묻고 싶을 만큼이요.
■ 확률에 크게 의지하지 않고도 돈을 버는 방법
대다수 게임업계에서 가챠 시스템을 채택하는 이유는 매출을 극대화하기 쉽다는 데에 있습니다. 갖고 싶은 무언가를 획득할 때까지 과금을 멈추지 못하게끔 유도하기 좋거든요.
그렇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만능이 아니었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유저 상당수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부작용이 있을뿐더러, 업계 전반에 걸친 인식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현재, 안타깝게도 국내 게임계를 바라보는 플레이어의 시선은 대체로 냉랭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바인드 큐브를 이제라도 좀 더 실용적으로 탈바꿈시켜야 합니다. 아바타 2벌을 재료로 투자하여 무조건 1벌만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실속 있는 아이템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레어 아바타를 노릴 수 있는 기존 기능에 더하여, 막강한 신기능― 여태까지 출시된 모든 (이벤트)상급 아바타 중에서 확정적으로 원하는 한 부위를 즉시 고를 수 있는 ―이 도입된다면, 바인드 큐브를 저처럼 돌같이 취급하는 모험가는 아마도 없을 겁니다.
던전앤파이터의 독보적인 장점 중 하나는 캐릭터의 무궁무진한 외형 꾸미기입니다. 그런데 번번이 특정 아바타의 매물 부족으로 욕구 불만에 시달려야만 하는 모험가가 수두룩합니다. 모험가 스스로 자신의 캐릭터에 더욱 애정을 쏟을 수 있도록 하려면, 네오플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합리적인 가격의 매력적인 상품이라면, 우리는 언제든 기꺼이 돈을 낼 용의가 다분합니다. 극악의 가챠와 결별하는 선한 영향력, 그 첫발을 네오플이 떼면 어떨까요?
끝으로 지난 8월에 있었던 <던파ON>에서 윤명진 디렉터는 아바타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 바 있습니다. 희소성이 있는 아바타의 재판매는 상황을 봐서 신중히 고려하겠다는 발언이었죠. 그것이 향후 ‘신비한 재봉틀2’로 나아갈지, 아니면 본문에서 적었듯 모험가 친화적인 방향으로 뻗어갈지 함께 기대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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