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온라인게임/던파

어느 귀환자의 일주일 ⑥

by 지구여행가 2019. 5. 21.

아라드 복귀 6일 차―

 

오랫동안 굳었던 손가락을 조금씩 풀어가며 순조롭게 재활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절망의 탑 12회(디레지에 8회 + 프레이 4회), 현혹의 탑 5회 코스를 아침 운동 삼아 돌며 알찬 하루를 시작했지요. 반시간 정도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양이었던지라 크게 부담은 없었답니다.

 

내일이면 특별 출석 보상과도 안녕이다
현혹의 탑에서도 맛볼 수 있는 할렘 레전더리 득템의 기쁨

 

망자의 협곡 에어리어를 빠져나와 이후에는 무엇을 할까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골드를 모을 수 있는 곳이 어디일지 고민하기에 이르렀죠.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부터 쭉 미뤄두었던 레이드를 한 번 가볼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레이드에 한 명의 파티원으로서 당당히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얼마 없더라고요. 프레이-이시스 레이드는 현재로서는 도저히 무리고, 핀드워 레이드는 세인트 한 명, 그리고 루크 레이드는 버퍼 세 명에다 시너지 둘 정도 눈총을 맞지 않고 대기실에 서있을 수준이었습니다. 

 

네? 그동안 뭐하셨길래?
그야 룩덕질이죠
아~ 넵 (큭큭)

 

만약 안톤 레이드가 지금도 있었더라면, 활약할 수 있는 캐릭터는 이보다 훨씬 많았을 겁니다. 신규 레이드 탓에 뒷전으로 밀려난 사도 안톤이 문득 그리워지는 순간이었지요.

 

지난 2월 14일 시즌6 Act 3 업데이트로 안톤 레이드는 사라졌다
모험단 정보에서도 확인 불가! 정말로 사라졌다!
그나마 공식 홈페이지의 타임라인 > 주간던파 코너에서 옛 기록을 살펴볼 수 있을 뿐이다

 

레이드 보스로서 위용을 상실한 사도 안톤을 추모하는 것도 아주 잠깐. 

곧이어 뭔가가 뒤통수를 강렬하게 툭 치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뭐지? 대체 뭐야? 안톤 하니까 느닷없이, 싸한 느낌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덮쳐오는 것입니다.

 

'숙명의 의지' 삭제보다도 아쉽고 씁쓸한 기분이 드는 일은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한 끝에…

 

으아아, 안톤 정복자 칭호 달성 기회를 놓쳤다 

 

그렇습니다. 적어도 최.애.캐 만큼은 안톤 정복자 칭호를 달아주자고 벼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 가능성을 영영 잃은 셈이었죠. 9주, 약 두 달이면 무난하게 해냈을 업적이었건만 귀찮음을 핑계로 차일피일 소홀히 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프레이-이시스가 등장한 직후 레이드 자리에서 언젠가 안톤이 내려오리란 것쯤은 짐작하고 있었음에도 말입니다.

 

이렇게 또 한 번 멘탈이…

 

이처럼 시간은 늘 우리를 기다리는 법이 없죠. 아쉬움을 달랠 겸 이제는 얻을 수 없는 업적 칭호를 이참에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안톤 칭호 말고도 달성 불가인 녀석들이 수두룩하다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1. (구)퀘스트 칭호

2013년 9월 12일 업데이트된 시즌4. 대전이부터 2017년 9월 21일 업데이트된 시즌 5 Act 7. 오리진까지 획득할 수 있었던 칭호입니다. 특정 아이템을 n회 이상 사용한다던가 특정 퀘스트를 클리어해야 하는 등 선결 조건을 충족해야 칭호 사용이 가능했었지요. 대전이로부터 '재전이'가 된 현 시점과는 맞지 않는 퀘스트가 다수여서 결국 달성 불가 목록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2. 탑구경

2011년 7월 14일 던파 혁신 업데이트에서 처음 등장한 '칭호북' 시스템과 함께 나온 칭호입니다. 사망의 탑 관련 퀘스트 클리어를 비롯하여 만만치 않은 특정 조건을 해결해야만 거머쥘 수 있었죠. 2017년 9월 21일 업데이트된 시즌 5 Act 7. 오리진에서 사망의 탑이 삭제되면서 자연스럽게 획득 기회도 소실되었습니다. 꽤 으스스한 감정 표현을 덤으로 줬기에 모조리 모으고 싶었던 모험가가 한둘이 아니었지요.  

 

 

3. 하드코어

2013년 12월 5일 점검 이후부터 생성할 수 있었던 하드코어 캐릭터를 위한 칭호입니다. 하드코어 캐릭터는 화려한 외형을 기본으로 제공받으며, 절망의 탑도 무려 하루에 10층 단위로 오를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사망했을 경우에는 레벨 및 소지 골드가 몽땅 초기화된다는 막강한 패널티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초반에 반짝 인기를 끌다가 점차 시들해지더니 2016년 1월 7일 정기점검 이후로 하드코어 캐릭터는 아라드 역사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생성 불가 제한이 걸리더니 그 해 3월, 모두 일반 캐릭터로 전환되기에 이르렀죠. 따라서 칭호 획득도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하드코어 캐릭터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클릭

 

 

4. Special Dungeon

2014년 2월 28일 스페셜 던전 전용 칭호북이 업데이트된 바 있었습니다. 9개의 칭호를 다 모으면 우편함으로 꽤 근사한 유니크 칭호를 보내주곤 했었죠. 그로부터 (구)퀘스트 칭호와 마찬가지로 2017년 9월 21일 업데이트된 시즌 5 Act 7. 오리진까지만 획득 가능했던 칭호입니다. 달성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편이어서 너도 나도 하나씩은 땄었던 기억이 나네요. 

 

 

5. 고대/이계던전

 

탑구경처럼 2011년 7월 14일 칭호북 시스템 업데이트 당시 선보인 칭호입니다. 비교적 손쉽게 따낼 수 있던 체험 칭호와 달리, 고대/이계던전 칭호북은 아스트랄(?)한 감정표현을 달성 보상으로 제공했기에 눈여겨본 모험가가 분명 상당했으리라 싶습니다. 2018년 2월 1일 고대던전과 이계던전이 현재와 같이 개편되면서 아쉽게도 획득 기회가 일제히 사라졌습니다. 

 

그립구나, 옛날이여.


 

정리하고 나니, 어째 아쉬움이 사그라들기는커녕 오히려 증폭되는 이 기분. 두 번 다시 만나볼 수 없다는 점이 여전히 이래저래 뼈아프게 다가오는 모양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달성 불가 칭호가 칭호북 달성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미 우리 곁을 떠나간 녀석들을 속시원하게 놓아줄 수…는 당분간 없겠지만 이 또한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줄 문제겠지요. 

 

루크 레이드 칭호는 기필코 따주리라 다짐하며, 오늘의 모험은 일단 종료! 

 

 

 

다음 호가 드디어 마지막 편

'온라인게임 > 던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계회합 시나리오를 맛보다  (0) 2019.05.27
어느 귀환자의 일주일 ⑦  (0) 2019.05.22
어느 귀환자의 일주일 ⑤  (0) 2019.05.20
어느 귀환자의 일주일 ④  (0) 2019.05.19
어느 귀환자의 일주일 ③  (0) 2019.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