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업데이트로 모습을 드러낸 <더 오큘러스 : 심연에 잠식된 성전>은 현존하는 던전 중에서 가장 높은 항마력을 요구합니다. 무려 5,938로서 6천에 가까운 수치이기에 모험가로 하여금 최종 콘텐츠라 불릴 만합니다. 그러나 실제 모험가의 반응은 대체로 뜨뜻미지근합니다.
그 이유는 이미 던파캐스터 아포테케리 님께서 「악몽의 지혜의 산물」이란 글로 잘 정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별도로 부연 설명을 하지 않고, 해당 글에서 다룬 요점만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더 오큘러스의 최종 보상이라 할 수 있는 '지혜의 산물'이 지닌 문제점: ① 철 지난 85제 에픽 파밍의 효용성, ② 신규 장비와의 호환성, ③ 개조 비용의 효율성. 여기에 지혜의 산물이 안고 있는 아쉬운 점을 하나 더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④ 버퍼 직업군과는 엇갈리는 당위성
언급한 문제점 중 ②는 이번 업데이트로 새롭게 등장한 지혜의 산물 레시피 13종 덕분에 (완전 해결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해소된 바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부위에 골고루 착용할 수 있는 신규 지혜의 산물이 앞으로도 속속 등장하리라 예상하며, 장비 파밍에서 저마다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게끔 한다는 디렉터의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래서 개발진의 해결 의지가 어느 정도 명확하다고 판단했기에 특별히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반면 ③번 문제는 현 시점에서도 아직 뚜렷하게 대처 방안을 모색할 법한 단계는 아닙니다. 즉, 현상 유지와 다름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참고한 글에서 벌써 잘 풀어냈기에 구태여 이 글에서 또 소개하지는 않고자 합니다. 개조 비용의 감소 및 개조 재료 공급량의 확대 외에 별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남은 ①과 ④에 대응하는 대안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식으로 글을 전개하겠습니다.

1. 복고 패션이 유행하려면
지혜의 산물 아이템의 특징은 에픽이면서도 교환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기존 85레벨 에픽 세트 장비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참신함입니다. 그런데 85레벨 에픽 세트를 이제 와서 모으기에는 모험가의 수준이 과거에 비하여 꽤 높아졌습니다. 막강한 100레벨 에픽 세트가 존재하는 마당에, 유행이 지난 아이템을 수집한다는 것은 확고한 신념이나 비전이 없다면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일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개발진이 기간 한정으로 85레벨 에픽 세트 아이템을 구할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확정 드롭 방식이 아닌 까닭에, 이벤트에 참여해도 85레벨 에픽 세트 장비를 온전하게 모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이벤트가 종료된 이후까지 내다본다면 과거 장비를 구하기 까다롭다는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85레벨 에픽 세트 장비를 살릴 거라면 결국 답은 하나입니다. 획득 난이도를 낮춰서 너도 나도 노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별도의 던전을 만드는 것은 모험가에게 또 하나의 숙제로 다가올 수 있으므로 기존 던전에 덧붙이는 게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어 '지혜의 인도' 던전에서 일정 확률로 85레벨 에픽 세트 한 부위가 드롭되는 방식입니다.
다만 100레벨 에픽 아이템보다 등장 확률이 다소 높은 한편, 계정 귀속 밀봉 형태를 취하여 '운 나쁘게 먹었다'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는 게 필요할 듯합니다. 일단 얻었다면 다른 캐릭터에게도 줄 수 있게끔 하는 등 전반적인 파밍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2. 버퍼도 군침을 흘리게 만들어야 한다
<더 오큘러스 : 심연에 잠식된 성전> 업데이트에 기대한 모험가는 (시너지)딜러 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버퍼 역시 더 강해지고 싶은 욕구, 다시 말해서 더더욱 파티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던전을 갈망하는 건 딜러 못지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신규 던전은 버퍼의 파밍 욕구를 자극하는 데에는 현재로서 실패한 듯싶습니다. 혹시나 싶어 지혜의 산물 아이템을 하나씩 살펴 보았음에도 버퍼 전용 옵션은 눈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잠식된 그림시커의 영혼'을 모아 지혜의 산물 레시피를 구매하여 골드를 얼마 이상 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혜의 산물이 지금보다 훨씬 인기를 누릴 때의 이야기일 것입니다.
최종 콘텐츠의 초기 시즌이 으레 그렇듯이, 버퍼 구인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험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과연 항마력 5,938을 못 채운 버퍼가 많아서 그런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버퍼로서 그다지 갈 이유가 없기에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인지 고찰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생각보다 간단해 보입니다. 기존 85레벨 에픽 세트 장비든, 아니면 지혜의 산물이든 버퍼도 즐거워할 만한 옵션을 추가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히려 어째서 개발진에서 버퍼 옵션을 보태지 않았을지 의문입니다. 뭔가 마땅한 이유가 있는지 내다볼 만큼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 누가 정답 좀 알려줬으면 하네요. 그밖에는 버퍼 없이 (시너지)딜러만으로 던전을 돌 수 있게끔 던전 재설계하는 방법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시너지)딜러만으로 클리어하는 경우가 없잖아 있을 테지만 대중화되진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낌새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버퍼 의존도를 낮춰서 버퍼 구인 스트레스를 줄이되, 버퍼의 유무에 따라 클리어 타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어떻게든 구인으로 인한 대기 시간을 줄여 빠른 액션쾌감을 즐기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착안점이겠지요.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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